
스튜디오 잉 ?
어딘가에서 저희를 소개해야 할 때 스튜디오 잉이라는 이름을 이야기하면 다들 '잉?'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저희의 슬로건인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을 이어 얘기하면 그제서야 다들 '아~'하는 표정이 됩니다. 오랫동안 사용해와서 저희는 익숙하지만, 처음 듣는 분들은 낯설고 엉뚱하게 느껴질 것도 같아요. 이번 글에서는 '잉'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게 된 이야기와 배경을 담았습니다.
29살, 아홉 수, 이십대의 마지막
<잉>이라는 이름을 떠올린 건 스물아홉, 서른 언저리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작가 선화님과 저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잡담을 나누던 막역한 사이였고요. 다들 직장생활에서 연차가 쌓이는 중이라 단톡방에는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힘겨움과 고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이곤 했습니다. (주로 제가 주범이었던 것 같아요...)
(이미지 : 화난 직장인들)
다들 이유는 달랐지만 공감대는 비슷했어요. 현재는 불만스럽고, 미래는 불안했습니다. 이것저것 잘 해내고 싶은 마음과 달리 어설픈 스스로의 모습에 좌절하고 속상해하기도 했고, 뭔가를 책임지기에는 아직 아이 같은데 사회에서는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게 유난히 버겁게 느껴지던 시기였어요.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
단톡방에 있었던 친구들 중에는 콘텐츠기획과 마케터의 커리어를 밟고 있던 저, 일러스트레이터 겸 캐릭터&이모티콘 디자이너였던 선화, 그리고 브랜드 디자이너였던 친구 정서가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직업적으로 협업할 일이 많은 직군이다보니 공감대가 통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당시에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톡방으로 공유하며 흥미로워하고 부러워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누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우리도 브랜드 하나 만들어 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상상을 나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가볍게 나눴던 얘기였지만 꽤 구체적인 구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워낙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있으니 대화 중 깊은 얘기도 자주 오갔습니다. 울고 싶지만 울 수 없었던 사회초년생의 이야기들도 많았고요. 당시에는 칭얼거리고 울먹거리는 얘기들이 자주 오가다보니 어린아이가 잉잉잉 우는 모습이 연상되었어요. 친구 정서가 (신기하게도 이름도 '정서 (emotion)' 네요.) 브랜드 이름으로 <잉>을 제안했어요.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 착 붙는 어감에 다들 좋아했습니다.
이 대화를 할 때에는 진짜로 이 이름을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후에 선화와 제가 감정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이 때 지었던 이름을 떠올렸고, 스튜디오 잉으로 상표권까지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자꾸만 울고 싶어하는
내 안의 어린아이 때문에 괴로웠지만,
되돌아보니 그 아이가 계속해서
꿈꿔 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불만족스러운 현재 속에서도 꿈을 꾸고,
미래는 보이지 않기에 불안하고
자신없지만
나아지고 싶어 노력하고,
용기없고 힘들어하는
나 자신이 못마땅하지만
그런 나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실어 지은 이름!"
- 내 안의 어린아이와 함께
어른이 되는 과정을 응원하는 브랜드
우리 모두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 (ing)
돌이켜보면 그 때 그런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마음껏 표현하며 울고 힘들어하고, 서로 그런 감정을 나누고 다독이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불만족스러운 현재 속에서도 계속 꿈을 꾸고,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불안해하면서도 나아지고 싶어서 애쓰고, 용기 없고 흔들리는 스스로를 못마땅해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던 마음.
스튜디오 잉은 그런 상태의 나 자신을 외면하거나 피하지 않고,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성장하는 과정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이름이에요. 그런 마음들을 숨기지 않고 인정하고 다독이며 사람은 더 나아진다고 믿어요. 마냥 피하고 싶고 숨고만 싶은 어린아이 시절을 지나, 내 감정을 그대로 껴안아 줄 수 있는 어른으로요.
앞으로도 계속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울고 싶을 땐 울어도 괜찮다고요. 지금 이 감정은 지나갈 것이고, 마음을 흘려보낸 뒤에는 더 괜찮은 어른이 되어 있을테니 이 감정을 잘 통과해 보자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흘리지 못한 눈물이 마음 속에 고이지 않도록, 모두 울고 싶을 땐 울길 바라요. 잉잉잉!
글 | 우희
스튜디오 잉 ?
어딘가에서 저희를 소개해야 할 때 스튜디오 잉이라는 이름을 이야기하면 다들 '잉?'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저희의 슬로건인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을 이어 얘기하면 그제서야 다들 '아~'하는 표정이 됩니다. 오랫동안 사용해와서 저희는 익숙하지만, 처음 듣는 분들은 낯설고 엉뚱하게 느껴질 것도 같아요. 이번 글에서는 '잉'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게 된 이야기와 배경을 담았습니다.
29살, 아홉 수, 이십대의 마지막
<잉>이라는 이름을 떠올린 건 스물아홉, 서른 언저리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작가 선화님과 저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잡담을 나누던 막역한 사이였고요. 다들 직장생활에서 연차가 쌓이는 중이라 단톡방에는 사회생활에서 느끼는 힘겨움과 고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이곤 했습니다. (주로 제가 주범이었던 것 같아요...)
(이미지 : 화난 직장인들)
다들 이유는 달랐지만 공감대는 비슷했어요. 현재는 불만스럽고, 미래는 불안했습니다. 이것저것 잘 해내고 싶은 마음과 달리 어설픈 스스로의 모습에 좌절하고 속상해하기도 했고, 뭔가를 책임지기에는 아직 아이 같은데 사회에서는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게 유난히 버겁게 느껴지던 시기였어요.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
단톡방에 있었던 친구들 중에는 콘텐츠기획과 마케터의 커리어를 밟고 있던 저, 일러스트레이터 겸 캐릭터&이모티콘 디자이너였던 선화, 그리고 브랜드 디자이너였던 친구 정서가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직업적으로 협업할 일이 많은 직군이다보니 공감대가 통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당시에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톡방으로 공유하며 흥미로워하고 부러워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누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우리도 브랜드 하나 만들어 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상상을 나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가볍게 나눴던 얘기였지만 꽤 구체적인 구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워낙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있으니 대화 중 깊은 얘기도 자주 오갔습니다. 울고 싶지만 울 수 없었던 사회초년생의 이야기들도 많았고요. 당시에는 칭얼거리고 울먹거리는 얘기들이 자주 오가다보니 어린아이가 잉잉잉 우는 모습이 연상되었어요. 친구 정서가 (신기하게도 이름도 '정서 (emotion)' 네요.) 브랜드 이름으로 <잉>을 제안했어요. 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 착 붙는 어감에 다들 좋아했습니다.
이 대화를 할 때에는 진짜로 이 이름을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후에 선화와 제가 감정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이 때 지었던 이름을 떠올렸고, 스튜디오 잉으로 상표권까지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자꾸만 울고 싶어하는
내 안의 어린아이 때문에 괴로웠지만,
되돌아보니 그 아이가 계속해서
꿈꿔 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불만족스러운 현재 속에서도 꿈을 꾸고,
미래는 보이지 않기에 불안하고
자신없지만 나아지고 싶어 노력하고,
용기없고 힘들어하는
나 자신이 못마땅하지만
그런 나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을
실어 지은 이름!"
- 내 안의 어린아이와 함께
어른이 되는 과정을 응원하는 브랜드
우리 모두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 (ing)
돌이켜보면 그 때 그런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마음껏 표현하며 울고 힘들어하고, 서로 그런 감정을 나누고 다독이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불만족스러운 현재 속에서도 계속 꿈을 꾸고,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불안해하면서도 나아지고 싶어서 애쓰고, 용기 없고 흔들리는 스스로를 못마땅해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던 마음.
스튜디오 잉은 그런 상태의 나 자신을 외면하거나 피하지 않고,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성장하는 과정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이름이에요. 그런 마음들을 숨기지 않고 인정하고 다독이며 사람은 더 나아진다고 믿어요. 마냥 피하고 싶고 숨고만 싶은 어린아이 시절을 지나, 내 감정을 그대로 껴안아 줄 수 있는 어른으로요.
앞으로도 계속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울고 싶을 땐 울어도 괜찮다고요. 지금 이 감정은 지나갈 것이고, 마음을 흘려보낸 뒤에는 더 괜찮은 어른이 되어 있을테니 이 감정을 잘 통과해 보자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흘리지 못한 눈물이 마음 속에 고이지 않도록, 모두 울고 싶을 땐 울길 바라요. 잉잉잉!
글 | 우희